멋쟁이들의 이야기
고등학생 때 스트릿 패션 잡지 '크래커'를 구독했었다. 길거리에서 즉석으로 찍은 일반인의 사진이 주요 컨텐츠였다. 핫한 일반인의 인터뷰도 있었다. 한 장 한 장 꼼꼼하게 정독하며 입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일하는 것도 동경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점차 광고 페이지가 늘어나더니, 발행 주기가 한달에서 격월로 바뀌었고, 얼마가지 않아 폐간되었다. 다른 잡지들도 점점 사라져갔다. 요즘 같은 세상에 누가 돈 주고 광고 페이지가 잔뜩 들은 무거운 종이 덩어리를 사겠는가? 이제는 미용실에서도 안본다.
욕망의 대상으로 만들어 드립니다
이제 나는 매력적인 사람들의 인생을 어디에서 구경해야 하나? 다양한 삶을 보여주며 나를 또 다시 설레게 만든 쇼핑몰이 있다.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이자 셀렉트 샵 29CM이다. 셀렉트 샵이란 컨셉에 맞는 브랜드를 입점하여 판매하는 점포나 쇼핑몰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ALAND, 무신사가 있다.
강력한 마켓 리더가 존재하는 시장에서, 싸고 유명하고 물건이 많은 커머스 플랫폼이 이미 넘쳐나는데도, 29cm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29CM은 흔하지 않은 디자이너 브랜드 상품을 판매한다. 사실 낯선 브랜드에 몇만원에서 몇십만원까지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를 위해 29CM은 자체적으로 잡지사 같은 조직을 구성하여 고품질의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제작했다. 매력적인 인물의 라이프 스타일, 계절에 따른 코디 방법, 친환경 브랜드 스토리 등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고객이 상품과 그 가치에 공감하게 만든다.
29CM의 접근 방식은 고객이 단순히 쇼핑을 하는 시간을 넘어, 플랫폼에 오래 머무르게 만든다. 실제로 29CM 고객은 다른 커머스 서비스보다 2-3배 더 긴 시간을 소비한단다. 이는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반복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매출 구조와 수익 모델
상품 공급자는 자기만의 고유한 가치를 알리고 싶은 브랜드이다. 기존에는 명확한 정체성을 가진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일 경우에 입점이 가능하였는데, 최근에는 국내외 상관없이 컨셉에 맞는 브랜드라면 입점이 되고 있다. 29CM에 입점을 하게되면, 기존에 주목하지 못했던 마케팅 포인트를 제안 받게된다. 더불어 플랫폼의 신뢰도가 입점 브랜드의 신뢰도로 전이가 되어 쉽게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다.
고객이 29CM을 통해 상품을 구매하면, 공급자는 고객에게 대가를 받는다. 이때 공급자는 대가의 약 28%를 29CM에 수수료로 지불한다. 이 외에도 공급자가 원할 경우에, 광고 대행사이자 플랫폼으로서 콘텐츠 마케팅을 해주고 수익을 창출하기도 한다. 이 수수료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조사한 평균 수수료(25.6%)보다 높다. 29CM의 마케팅 전략이 공급자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쟁사와의 차별성
29CM은 단순한 쇼핑몰이 아닌, 2535세대의 감각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경쟁사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독창적인 콘텐츠와 브랜드 협력 모델을 통해, 포화 상태의 시장에서도 독자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2535세대는 이들은 가격이나 유명세보다도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상품을 구매하고자 한다. 광고를 통해서 타겟 집단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광고 속 주인공은 독특하지만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이다. 실제 현업에 종사 중인 싱어송라이터, 사진작가, 브이로거 등이 등장한다.
Business Model Canvas
1. Key Partners (핵심 파트너)
- 상품 판매자: 다양한 디자이너 브랜드와 협력하여 독창적이고 감각적인 상품 제공
- 광고주: 콘텐츠 기반 광고를 통해 추가 수익 창출
2. Key Activities (핵심 활동)
- 매거진 형식 콘텐츠를 통한 구매 유도: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 라이프스타일과 연결된 이야기 제공
- 입점 브랜드의 품질 관리: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제공하고 브랜드 가치 제고
3. Key Resources (핵심 자원)
- 트렌디한 콘텐츠 제작팀: 트렌드에 맞춘 스토리텔링을 제작하는 전문 콘텐츠 팀
- 매력적인 상품: 독창적이고 감각적인 브랜드의 상품
4. Value Propositions (가치 제안)
- 흔하지 않은 디자이너 브랜드 상품 제공: 차별화된 가치를 통해 고객에게 특별함 제공
- 감각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아티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개선을 돕는 콘텐츠 제공
- 입점 브랜드의 가치를 강화: 브랜드가 더 많은 고객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지원
5. Customer Relationships (고객 관계)
- 6개월 이내 구매 금액에 따른 쿠폰 제공: 충성 고객을 위한 혜택 제공
- 새로운 브랜드 가치 제안: 지속적으로 새로운 브랜드와 그 가치를 소개
6. Channels (채널)
- 웹, 모바일, SNS: 멀티 채널을 통해 고객과 소통 및 상품 판매
7. Customer Segments (고객 세그먼트)
-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2535 세대: 개성과 스타일을 중요시하는 젊은 세대
- 고유한 브랜드 가치를 알리고 싶은 신생 브랜드: 독특한 가치를 홍보하고자 하는 브랜드
8. Cost Structure (비용 구조)
- 콘텐츠 제작비: 고품질 콘텐츠 제작을 위한 비용
- 서버 유지비: 온라인 플랫폼 운영 비용
- 각종 프로모션 비용: 고객 유치를 위한 프로모션 비용
9. Revenue Streams (수익 구조)
- 입점 브랜드 상품 판매 수수료: 상품 판매 시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
- 맞춤 마케팅 비용: 맞춤형 콘텐츠 마케팅 서비스 제공에 따른 수익
마무으리
29CM이 멋진 것은 상품을 만든 사람도 잘 모르는 사랑스럽고 달콤한 지점을 콕콕 집어내는 것이다. 29CM의 창업자는 패션 업계에서 일 해본 경험이 없었다. 그래서 서비스 초기에는 디자이너들에게 수도 없이 입점을 거절당했다고 한다. 그런데 콘텐츠를 계속해서 정성스럽게 만들다보니, 작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우리 옷을 브랜드로 생각해주는 구나'하고 느끼는 것 같았단다.
이상하게 그 문장을 볼 때마다 울컥한다...ㅜㅜ 라라랜드 OST인 'Someone in the Crowd'가 생각난다. 나도 준비가 되었을 때 가치를 알아봐주는 사람을 만나는 행운이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멋져져서 저런데 한 번 나와봤으면~
다음 포스팅에서는 29cm의 pmf 달성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2022.09.06 - [마케링 공부] - 29CM 케이스 스터디 2: PMF를 달성했는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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